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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KBO리그 샐러리캡, 무력화 움직임

올해 처음으로 시행 중인 KBO리그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본지 취재 결과, 프로야구 몇몇 구단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샐러리캡을 폐지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나 이사회(사장 회의) 정식 안건으로 아직 논의되지 않았지만, 향후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특정 구단이 폐지를 주장하며 물밑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확인됐다.KBO리그 샐러리캡은 전력 상향 평준화 등을 이유로 올 시즌 도입됐다.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자유계약선수 연평균 계약금 포함) 상위 40명 금액을 합산한 연평균 금액의 120%를 기준점으로 잡았는데 이 금액이 총 114억2638만원이다. KBO리그 샐러리캡은 절대로 넘으면 안 되는 하드캡이 아닌 상한선 초과 시 제재를 받는 소프트캡이다. 초과 횟수에 따라 제재금이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하락 징계가 내려진다. 올해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모두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았다.문제는 내년이다. 제도 시행 첫 시즌에는 어느 정도 '맞춤 전략'이 가능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대형 계약을 하더라도 매년 지급 금액을 달리해 샐러리캡에 대비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부터는 여러 돌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성적에 따른 연봉 인상과 오프시즌 FA 영입 등이 맞물리면 기존에 짜놓은 틀이 깨질 수 있다. 특히 복수의 대형 FA를 영입하면 선수단 연봉이 샐러리캡이 근접할 수밖에 없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미 지난겨울 샐러리캡을 넘어서지 않더라도 기준 금액에 다가선 구단이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샐러리캡 폐지는 원만한 합의가 불가능하다. 제도의 불합리성을 얘기하는 구단이 있지만 "규정대로 하자"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2~3년 준비한 제도를 1년 만에 없애면 꼼꼼하게 준비한 몇몇 구단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을 두고 팬들의 공감대도 얻기 어렵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구단이라면 특히 '제도 폐지'를 찬성할 이유가 없다.한 구단 관계자는 "KBO가 여러 취지로 제도를 시작했는데 1년도 되기 전에 그 취지가 바뀐 건 아니지 않나. 본질은 그대로인데 몇몇 구단이 제도 폐지를 얘기하는 건 리그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 자신의 구단 상황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기적이다"라고 꼬집었다.KBO는 샐러리캡 시행과 맞물려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각각 1년씩 단축했다. 선수단의 총연봉을 제한하는 만큼 선수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당근책'이었는데 바뀐 제도로 몇몇 선수들이 이미 혜택을 받았다. 샐러리캡 폐지만 떼어놓고 단순하게 보기 어려운 이유다. 현장에서 벌어질 혼선도 고려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논의된 건 없다"고 밝힌 KBO도 관련 내용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3 06:01
프로야구

[IS 피플] 대만 출신 꼬리표 뗀 '공부하는 선수' 모리만도

지난 7월 왼손 투수 숀 모리만도(30·SSG 랜더스)의 KBO리그행이 발표됐을 때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대만 프로야구(CPBL)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거물급 선수 영입을 기대했던 몇몇 야구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모리만도는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를 빠르게 지워내며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모리만도의 성적은 22일 기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7이다. 피안타율(0.189)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09) 모두 수준급이다. 선발 등판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SSG는 모리만도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는 '복덩이'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모리만도는 지난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안우진(7이닝 6피안타 2실점)과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4회 말 2사까지 퍼펙트로 키움 타선을 꽁꽁 묶으며 KBO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종전 6과 3분의 1이닝)을 갈아치웠다. 최고 149㎞/h까지 찍힌 직구에 컷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노련하게 완급조절을 했다. SSG 운영팀 관계자는 경기 뒤 모리만도에 대해 "공부하는 선수"라며 "기본적으로 아시아 야구를 존중하는 태도가 좋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모리만도는 SSG와 계약한 뒤 구단이 제공하는 영상 이외의 자료를 추가 요청했다. 등판 전날에는 라커룸에서 상대할 구단의 영상을 틀어놓고 분석하며 직접 게임 노트를 만들어 경기 전략을 짜기도 한다. 구단 관계자는 "전력 분석 회의를 할 때 질문도 많이 한다. (대만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해보니까 분석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습득력이나 이해력이 좋다"고 했다. 성공에 대한 간절함도 한몫한다. 모리만도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10년을 뛰며 통산 108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MLB 경험(통산 6경기)은 거의 없다. 고심 끝에 CPBL을 선택했고, 이젠 KBO리그에서 롱런을 꿈꾼다. 여기서 실패하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다는 걸 선수가 가장 잘 안다. 구단 관계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마음이 많이 열려 있다. 처음 구단에 왔을 때 체인지업이 약하다고 판단해 스플리터를 권유했다. 그 애길 듣고 스플리터를 굉장히 열심히 훈련하더라"며 "코칭스태프에서 이야기한 걸 시도해보고 바꿔보려고 하는 모습이 점점 더 좋아지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자기 나름대로 조정을 한다. 성공에 대한 욕심이 큰데 그렇다고 이기적인 선수는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모리만도는 "난 KBO리그에서 루키이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선발 전날 TV로 경기를 보면 타자를 눈에 익힐 수 있다. 투수가 던지는 각도에서 타자의 레그킥 유무나 스윙 궤적을 파악할 수 있다"며 "경기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편이다. 내 목표는 (개인이 아닌) 팀이 이기는 거다. 이를 위해서 전력 분석이나 경기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23 11:00
야구

기적이 아니라 이기적? KBO리그 중단 내막에 논란

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오면서 KBO리그가 중단된 여파가 가을야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월 12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밀접접촉자가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지택 KBO 총재와 10개 구단 사장들은 격론을 벌였고, 전반기 막판 경기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으로 3주간 리그 중단을 더해 총 4주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그로 인해 후반기에는 여러 변화가 생겼다. 빡빡한 일정에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염려해 아예 연장전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9회까지 승패가 결정나지 않으면 무승부로 기록됐다. 포스트시즌 일정도 바뀌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3전 2선승제로 열기로 했다. 더운 7~8월에는 치르지 않던 더블헤더도 8월 25일부터 시작했다. 올 시즌에만 예외 적용된 규정은 10개 구단에 영향을 끼쳤다. 무승부가 속출하면서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순위 향방이 안갯속이었다. 가을야구에선 두산에게 호재였다. 두산은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렀다. 5전 3선승제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면 4위로 오른 두산은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3전 2승제로 줄어들면서 단기전에 노련한 두산이 3위 LG 트윈스, 2위 삼성 라이온즈를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 와중에 정지택 총재가 리그 중단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두산도 논란에 휩싸였다. 정 총재는 두산중공업 부회장 출신으로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이에 정 총재가 두산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KBO는 "이사회 초반에 정 총재는 전문가집단인 실행위원회에서 정상적인 경기가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 부분을 존중해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온 NC와 두산 경기를 강행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그 이후에는 찬반의사를 표명을 하지 않았고,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다. 최종 표결 전 리그 중단을 찬성한 이사들에게 번복의 의사가 없는지를 재차 확인했다"고 했다. 두산 특혜 의혹이 정규시즌 막판에 나오면서, 두산 구단은 차라리 가을야구를 안 갔으면 하는 바람도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 끝까지 살아남을수록 논란이 더 불거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4위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면서 역시 '미러클 두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야구팬은 "기적이 아니라 이기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2021.11.15 13:25
야구

'원정 술판 징계' 한현희·안우진 복귀…키움 "감독의 결정"

홍원기 키움 감독이 스스로 내린 결정일까. 홍원기 감독은 16일 고척 한화전에 앞서 "한현희(28)와 안우진(22)을 선수단에 합류시키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두 선수는 현재 KBO리그 징계 중이다. 시즌 중 수원 원정숙소를 이탈해 서울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확인돼 7월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키움 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술자리를 주도한 한현희에게 자체적으로 15경기 출전 정지를 추가했다. 홍원기 감독의 뜻은 명확했다. 그는 8월 10일 "한현희와 안우진은 현재 내 구상에 없는 선수들"이라고 공언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내 징계가 끝나지만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구단도 뜻을 함께하는 듯했다. '원정 술판 사건' 이후 음주운전이 적발된 외야수 송우현을 곧바로 퇴출했다. 일벌백계 의지가 강했다. 지난 3일에는 윤리강령 제정 및 선포식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불과 한 달 전쯤 내뱉은 말을 뒤집었다. 그는 "일전 인터뷰 자리에서 '진실한 반성이 있어도 뛰게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걸 기억하기 때문에 일주일 넘게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며 "사건 당시 선수들에게 실망감이 컸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격양됐다. 시즌 중 최선을 다하는 선수, 코치들, 현장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는 건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정에 다른 요소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스스로 내린 거"라고 강조했다. 징계가 끝난 뒤의 선수 기용은 구단의 자율이다. 하지만 NC, SSG와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장의 성적을 위해 선수들을 복귀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단 고위관계자는 "전적으로 감독님의 의사"라며 "감독님께 여쭤본 건 '쓰실 건지, 아닌지' 딱 하나다. 감독님이 쓰신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쓰신다는 데 구단에서 어떻게 할 수 있나. 감독님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두 선수의 구체적인 복귀 시점을 확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징계가 마무리되면 순차적으로 1군에서 복귀시킬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감독이 복귀 의사를 밝힌 이 날 SS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투구했다. KBO 징계는 오는 22일 마무리되고 23일 고척 NC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추가 징계가 더해진 한현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9.16 17:53
야구

성적에 눈먼 키움, '원정 술판 징계' 한현희·안우진 복귀 준비

당장 눈앞의 성적 때문일까. 홍원기 키움 감독이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홍원기 감독은 16일 고척 한화전에 앞서 "한현희(28)와 안우진(22)을 선수단에 합류시키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두 선수는 현재 KBO리그 징계 중이다. 시즌 중 수원 원정숙소를 이탈해 서울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확인돼 7월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키움 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술자리를 주도한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전 정지를 자체 추가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8월 10일 "한현희와 안우진은 현재 내 구상에 없는 선수들"이라고 공언했다. 출전 정지 징계가 끝나더라도 기용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바꿨다. 홍 감독은 "일전 인터뷰 자리에서 진실한 반성이 있어도 뛰게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걸 기억하기 때문에 일주일 넘게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며 "사건 당시 선수들에게 실망감이 컸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격양됐다. 시즌을 다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 코치들, 현장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는 건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최근 선발진이 휘청거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한현희와 안우진의 동반 이탈에 브리검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징계가 끝난 뒤의 선수 기용은 구단의 자율이다. 하지만 NC, SSG와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장의 성적을 위해 선수들을 복귀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홍원기 감독은 "현장에서 어떻게든 이 고비를 넘기려고 하고 있는데 힘겨워하는…역부족인 모습이다.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번복하게 돼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감독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꾸지람 겸허히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원기 감독은 두 선수의 구체적인 복귀 시점을 확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징계가 마무리되면 순차적으로 1군에서 복귀시킬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감독이 복귀 의사를 밝힌 이 날 SS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투구했다. 그의 KBO 징계는 오는 22일 마무리되고 23일 고척 NC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다만 추가 징계가 더해진 한현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9.16 16:49
야구

'역지사지' 이형종, "투수 출신 선입견 사양합니다"

“만루라면 투수가 긴장합니다."타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이치를 늦게 배웠다. 그가 지금 '타자'기 때문이다. LG 이형종(27)의 말이다.야구 팬에게 이형종은 '서울고 투수'라는 이미지다. 2007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뿌린 눈물은 많은 이들의 심장을 자극했다. 하지만 2008년 LG 입단 이후 직업 야구선수로서는 굴곡을 겪었다.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했고, 은퇴 선언도 했다. 골프를 했다가 다시 야구로 돌아왔다. 투수가 아닌 타자로서다.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39경기 타율 0.305 13타점 5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비췄다.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0경기 타율 0.143(21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1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성적은 보잘 것 없지만 호쾌한 '레이저 빔 송구'로 야구계에 이형종이 살아 있음을 알렸다.29일 잠실구장에서 이형종을 만났다. 송구에 대해 물었다. 다소 복잡미묘한 답이 돌아왔다.“팔 상태가 아직은 오락가락해요. 계속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면 제가 투수를 포기하지 않았겠지요. 기복이 큰 편이라 보다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기 위해 근육 강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투수는 경기를 지배한다. 그래서 '투수는 이기적'이라는 말도 있다.투수에서 야수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 27세는 비주전 선수에게 많은 나이다. 하지만 이형종은 아직 젊다. 적응이 빠르다. 야수로 전향한 선수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고 시범경기까지 뛴 자체가 뛰었다. 야구 센스는 뛰어나다. '투수 이형종'은 실패했지만, '야수 이형종'에 대한 팀의 기대는 아직 남아 있다.“투수로 뛴 경험이 타석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역지사지’로 투수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으니. 예를 들어 만루에서는 타자도 긴장하게 마련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더 떨리는 사람은 투수거든요.""투수는 잘 던지다가도 몸에맞는공 하나로 무너질 수 있어요. 저는 지금도 타석에 서면 긴장합니다. 하지만 투수도 긴장하긴 마찬가지일 겁니다."'타자 이형종'에 대한 KBO리그 공식 1군 기록은 아직 없다. 2008년 루키 투수 이형종은 여전히 루키다. 그에게 새 시즌의 목표는 무엇일까."최대한 1군에서 경험을 많이 쌓고 싶어요. 타석도 최대한 많이 서고 1군 동료들과 오랜 시간 동행하고 싶고. 그리고 ‘투수로 뛰다 전향한 선수치고 잘한다’는 선입견이 깃든 평이 아니라 ‘타자 이형종은 잘하는 선수’라고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요.” 잠실=박현철 기자 2016.03.2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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